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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아닌 유튜브를 선택한 유튜버 ‘뽀니’님 인터뷰
- 셀바이뮤직
- 2021.05.12
대학, 취업, 결혼, 출산 등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정상적인 인생 루트 같은 것이 있고, 여기서 뒤쳐지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때로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꾸려가고 계신 유튜버 ‘뽀니’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뽀니님은 다이어트 강박으로 폭식과 절식을 반복하는 고리를 풀어내보고자 빵 리뷰 유튜브를 시작하셨다고 해요. 초기에는 유튜브와 취업준비를 병행하시다가 유튜브가 정말 재밌고, 스스로 원하는 대로 살아보고 싶어 지금은 풀타임 유튜버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빵 리뷰부터 일상까지 자신의 모습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보여주며 9만 구독자분들에게 다가가고 계신 유튜브 크리에이터 뽀니님을 만나보시죠!
Q. 안녕하세요, 뽀니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빵생빵사 빵덕후들을 위한 빵 리뷰 채널 ‘빵튜브 뽀니’를 운영하고 있는 뽀니라고 합니다! 빵빵뽀~!
빵 전문가는 아니어도, 입맛만큼은 까다롭게! 자세한 맛 설명과 더불어 “빵으로... 이런 것까지?” 싶은 콘텐츠까지 제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정보전달형_먹방러 #게으른_완벽주의자
Q. 뽀니님은 빵을 먹고 리뷰하는 영상을 만들고 계신데요. 맛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시기도 하고 억지로 많이 드시지 않아서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먹방과 리뷰라는 장르를 선택하시면서 어떤 방향으로 영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보통 ‘먹방’하면 ‘대식’을 많이 떠올리시잖아요? 많이 먹는 것은 타고난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전 그 재능이 부족하거든요.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나만의 강점이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았어요.
우선 제가 먹방 영상을 시청할 때 느꼈던 목마름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건 바로 '맛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었어요. “와! 진짜 맛있게 드신다. 맛있겠다. 그런데 맛은 어떤데요?” 하고 질문하고 싶은 느낌? 그래서 그 목마름을 제가 채워보기로 했어요. 적당히 행복할 만큼만 먹는 제 모습에 안심(?)하시는 찐팬분들이 늘어나면서 더욱이 무리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식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많이 먹는 것도 있지만, 하나하나 음미하며 먹는 방법도 있는 거니까요.
사실 이렇게 말하면서도 많이 먹지 못 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자꾸 생겨나곤 해요 ^^;; 그 능력이 부족한 대신 “더 꼼꼼하고 자세히 설명하자. 영상 퀄리티를 높이자. 더 자세히 촬영하고, 많은 정보를 전달하자!”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업로드를 자주하는 편이시기도 하고 뽀니님의 MBTI가 J형(계획형)이라고 알고 있어요. 풀타임 유튜버로서 그리고 스스로 업무를 결정하고 실행해야 하는 프리랜서로서 스케줄 관리하는 비결이 궁금해요.
안녕하세요. 지옥에서 온 J인간입니다. (하지만 이건 모르셨을걸요? 게으른 완벽주의자 J라는 것을… 완벽히 계획을 세워놓고, 완벽히 누워서 흘려 보낸 하루 또한 많다는 것을…)
스케줄 관리요? 일단 2-3달치 콘텐츠를 미리 기획해 둡니다. 아이패드 메모장에 정규 콘텐츠 및 하고 싶은 콘텐츠, 시청자분들이 원하시는 콘텐츠 등을 쭈-욱 써 놓아요. 그리고 달력 어플에 하나하나 배치해 보는 거죠. 주 2-3회 업로드를 하고 있으니 적절히 주에 2-3개씩, 시기에 맞게 혹은 편집이 오래 걸리는 영상과 금방 끝낼 수 있는 영상을 적당하게 분배해 둡니다. 그럼 촬영은 이때쯤, 편집은 이때쯤 끝나겠다는 스케줄이 나옵니다. 이 스케줄을 시행할 날이 다가오면, 주간 스케줄러에 시간대별로 자세한 일정을 세워둬요.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제가 정말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실행률이 0%에 수렴할 본투비 게으름러거든요. 이렇게 지옥의 J인간 코스프레라도 해야 50%는 달성한답니다. 사실 비결이랄 것도 없어요… 게으른 나에게 내리는 건강한 채찍질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스케줄러에 모조리 다 써놓고, 계획을 이행했음을 표시해 놓는 것. 그렇게 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게으름을 덜어내는 것.
출근이 없는 프리랜서인 만큼, 퇴근 또한 없어서 쉬는 날을 잃을 때가 많아요. 그래서 요즘은 주 1회라도 쉬는 날을 스케줄에 끼워 넣으려 하고 있습니다!
#1인_3역 #연기욕심_있어요!
Q. 브이로그 속 이보현, 빵 리뷰하는 뽀니와 더불어 디저트 살롱의 ‘본희쥬흐’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보면 볼수록 치명적인 본희쥬흐 캐릭터의 탄생 배경이 궁금해요.
대학교 때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었어요. 아직도 연기에 대한 열망과 욕심이 많이 남아있고요. 아마추어 정도의 실력이지만 그래도 연기력이라는 게 저한테 있으니까, 이걸 꼭 콘텐츠에 써먹고 싶었어요. 그중에 제가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연기는 아주 느끼하고, 길티(Guilty)하고, 짜증나지만 계속 보게 되고, “으아악” 소리지르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는... 그런 연기였습니다. ㅎㅎ 악마가 내린 재능일까요!? 그런 연기를 녹여낼 수 있는 콘텐츠는 값은 비싸지만 고급스러운 디저트 리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디저트 살롱’이라는 콘텐츠를 만들었고, ‘본희쥬흐’라는 캐릭터도 만들 수 있었어요.
아주 예전부터 기획해두었던 콘텐츠이자 캐릭터인데, 제가 겁이 정말 많거든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기까지 1년도 더 넘는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을 만큼요. “이렇게 길티하고 느끼하고 재수 없는 캐릭터... 해도 될까? 하고 싶긴 한데...” 하면서 계속 미뤄두고, 미뤄두었을 때쯤! 강유미 선생님의 ASMR이 나왔습니다. 거기서 용기를 얻고 겨우 시작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더욱이 길티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ㅎㅎ
Q. 대본 없이 디저트 살롱 콘텐츠를 촬영하시는 점도 놀라웠어요. 뽀니님의 영상 전반에 녹아있는 전달력과 표현력을 어떻게 키워오셨는지도 여쭤보고 싶어요.
앞서 말씀드렸듯, 연극 동아리에서 배운 관종력과 연기력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거기에 악마가 내려준 길티력까지 더해져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닐까요...? 다른 건 몰라도, 길티한 대사나 행동은 그냥 물 흐르듯이 나와요. 평소에 이런 캐릭터로 친구들을 놀리는 것도 좋아하고요. 소속사에서 근무하시는 우리 선생님들도 저에게 많이 당하셨죠^^!
표현력을 어떻게 키워왔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가족 중에 이런 유전자가 녹아있었던 걸 수도 있겠다, 싶어요. 배우, 성우로 활동하고 계신 친척분들이 계시거든요. 저도 그 피를 물려받은 것 아닐까요?ㅎㅎ
아! ‘디저트 살롱’이라는 콘텐츠 이름은 만들어 놓은지 오래되었지만 ‘본희쥬흐’라는 이름은 즉석에서 만들어낸 이름이라는 사실, 오늘 처음 밝혀보네요!
Q. 콘텐츠 기획과 더불어 편집에도 많은 공을 들이시는 게 보이더라고요. 보통 영상 하나를 제작하는데 얼마나 걸리시나요?
10분 정도의 콘텐츠는 7시간 내에 완성되는 편이고, 그 이상의 길이는 13시간까지 걸린 적이 있어요. 편집할 때 앞에 스톱워치를 켜 놓고 50분 편집-10분 휴식하는 ‘뽀모도로... .어쩌구’ 방법으로 일 하고 있어서 정확히 알고 있거든요. 효율 없이 일해서 오래 걸리는 건지, 정말 열심히 해서 오래 걸리는 건지 가끔 헷갈리긴 합니다 ^^!
Q. 영상에 효과음, 배경음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시는 것 같아요. 어떤 분위기의 BGM을 선호하시는지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셨던 셀바이뮤직 BGM도 궁금해요.
가볍고 잔잔하지만 통통 튀는 BGM이 좋아요. 영상 전반적인 분위기를 상쾌하게 밝혀주면서도, 먹고 말하는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그런 음악이요. 셀바이뮤직에는 그런 음악이 정말 많아서 애용하고 있답니다. 덕분에 영상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을 받고 있어요. 이번 인터뷰를 기회삼아 셀바이뮤직과 음악 제작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셀바이뮤직 BGM은 ‘지넌’님의 음악이에요. 음악 분위기가 영상에 딱 맞고, 활용도도 높아서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지넌님께서 제 채널에 방문해주시고 댓글까지 달아주신 적이 있거든요! 감동받아서 더더욱 애용할 예정입니다. 지넌님 좋은 음악 감사하고, 파이팅입니다! (이 외에도 lunchmate님의 음악도 굉장히 좋아해요)
Q. 콘텐츠 관련 학과를 전공하셨고 지금도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고 계신데요. 유튜브 외에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음- 아직은 유튜브에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 빵튜브 채널에 올리고 싶은 영상도 너무 많아서 벅찰 때가 있을 정도랍니다.
나중에, 여력이 된다면 틱톡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인간 틱톡’이라고 불릴 만큼 감성도 잘 맞고, 취미생활로 종종 춤을 연습할 때가 있는데 그런 취미생활을 보여주기에 딱 좋은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또 코로나 시국이 잠잠해지고 나면 아마추어 연극 동호회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무대에 서고 싶은 열망이 크거든요. 아! 홈쇼핑도 해보고 싶어요. 대학생 때 대형마트에서 시식, 판촉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봐서 찰지게 잘할 자신이 있거든요. 게다가 홈쇼핑 진행 경력도 있고요^^!
유튜브에서 하고 싶은 게 많다고 했는데, 다른 것도 하고 싶은 게 많았나 봐요. 욕심 많고 열정 많습니다! 불러만 주세요!
#서로에게 #위로와_용기를!
Q.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를 담백하게 이야기하시지만 큰 용기를 내신 거라고 생각해요. 영상을 통해서 개인적인 부분을 드러내는 일이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처음엔 어렵지 않았어요.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뭐? 사람마다 생각은 다 다르니, 나와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겠지만 뭐 어떡해. 난 내 얘기를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좀 겁나고 어려울 때가 많아졌어요. 지켜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만큼 그 무게를 실감하고 있어서 그런가 봐요. 나쁜 얘기는 없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상처받는 분이 계실까 걱정되기도 하고요. 늘 말과 행동은 조심해야 하잖아요. 마음의 병 또한 치료 중에 있어서, 스스로 만들어낸 벽에 쾅하고 부딪힐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자꾸만 삐끗하곤 합니다.
그래도 제 편에 서서 먼저 이야기를 꺼내 주시는 분들 덕에 힘내서 또 제 얘기를 꺼내고 있습니다. “무리하지 말고, 내가 용기가 날 때에만, 내가 힘이 가득 차있을 때에만 이야기해도 돼, 보현아!”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있어요!
Q. 과거 인터뷰에서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아요. 싱어송라이터 안예은님과의 콜라보레이션 영상 속 뽀니님의 이야기와 댓글창 속 구독자분들의 경험담이 소중하게 느껴졌고 큰 용기와 위로가 되더라고요. 무엇이 뽀니님에게 용기를 주는지 궁금해요.
이런 질문 자체가 용기가 되는데요? 방금 어깨가 우뚝 솟았어요. 힘이 불끈 나서 ^^!
저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존재가 느껴질 때, 그럴 때 큰 용기가 됩니다. 재밌다거나, 덕분에 웃었다거나 하는 댓글을 볼 때, “혹시 뽀니님?”하며 알아봐 주시고 인사해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 고맙다는 메일이나 DM을 받았을 때, 그럴 때요. 구독자 수, 시청자 수 같이 눈에 보이는 성과나 숫자보다는 이렇게 피부로 닿는 사람들의 말이 큰 힘이 돼요. 정말 힘들고 괴로웠을 때, 살아갈 힘을 주신 분들이거든요. 그래서 구독자분들을 종종 은인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아, 그리고 요즘 역주행 실화라던가, 늦게 빛을 보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잖아요? 그런 분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내가 좀 더디다고 해서 포기할 것 없어. 느리더라도 우직하게 가면 언젠가 빛을 보게 될 거야! 내 편이 되어주실 거야!” 하면서요.
Q. 마지막으로 빵댕이(구독자 애칭)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내 은인들아, 정말 사랑합니다. 우움..쪼옥..후룹추룹..쪽...
우리 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경험을 거쳐왔고,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드리고 싶어요. 그저 즐거움만을 담은 영상을 만들고 있을 뿐인데도 늘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어.... 덕분에 밥도 벌어먹고 살아요. 감사합니다.... 꾸벅. 마지막으로, 빵댕이라고 이름 붙여드려서 종종 미안해요^^ 그럼.. 흔들어잉~!!
(p.s. 영상 만들 계획이 있으시면 ‘셀바이뮤직’에서 음악을 찾아보세요. 퀄리티 좋은 음악을 찾을 수 있을 거랍니다!)
답변 구석구석에서 뽀니님의 개성과 특유의 유쾌함이 느껴져서 재밌기도 했고, 인터뷰 후반부로 갈수록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고 뭉클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우리 모두 무리하지 않고 각자의 속도에 맞춰서 살아가면 좋지 않을까, 한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많으신 뽀니님을 앞으로도 오래 보고 싶어요!